선명한 초록이 다완 바닥에 깔리고, 김 사이로 바다 내음과 단맛이 올라와요. 대나무 차선이 빠르게 움직이면 고운 거품이 피어나요. 어려워 보이지만, 말차 만드는법은 생각보다 간단해요. 체에 거르고, 물 온도를 맞추고, 손목으로 저으면 돼요.
준비물
기본 도구 — 차선, 다완, 체
차선(茶筅, chasen)은 대나무로 만든 말차 전용 거품기예요. 대나무가 가진 탄력이 고운 거품을 만드는 핵심. 금속 거품기나 핸드 블렌더로도 가능하지만, 거품의 질감이 달라요. 처음 하나를 산다면 차선을 추천해요.
다완(茶碗, chawan)은 넓은 입이 특징인 말차 그릇. 넓어야 차선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요. 좁은 머그컵에서는 차선이 벽에 부딪혀 제대로 된 거품이 나오지 않아요.
체(또는 미세 망)는 덩어리를 방지하는 도구. 말차 가루는 습기에 민감해서 틴(통) 안에서도 뭉치기 쉬워요. 체로 한 번 걸러주면 완성도가 확연히 달라져요.
우스차(薄茶) 만들기 — 매일 마시는 기본 한 잔
1. 다완 데우기 + 차선 적시기
다완에 뜨거운 물을 붓고, 차선을 30초 정도 담가둬요. 마른 대나무는 부러지기 쉽기 때문에 물에 적시면 유연해지고 오래 쓸 수 있어요. 물을 버리고 다완을 마른 천으로 닦아줘요.
2. 말차 체에 거르기
말차 2g(약 반 티스푼)을 체에 걸러 다완에 넣어요. 이 단계를 건너뛰면 덩어리가 남아 혀에서 알갱이가 느껴져요. 체 거르기는 10초 투자로 결과가 확 달라지는 단계예요.

3. 80°C 물 붓기
60~70mL의 물을 80°C 정도로 식혀서 부어요. 끓는 물을 바로 사용하면 카테킨이 과다 추출되어 쓴맛이 강해져요. 끓인 물을 다른 컵에 옮겨 30초 정도 기다리면 적절한 온도가 돼요. 80°C에서는 테아닌(감칠맛)이 잘 용해되면서 카테킨(떫은맛)의 추출은 억제되어, 부드럽고 단맛이 있는 한 잔이 만들어져요. 차광 재배로 테아닌이 풍부해진 말차이기에 이 온도 조절이 더 큰 의미를 가져요.
4. "W" 모양으로 휘젓기
차선을 세워서 잡고, 끝이 다완 바닥에 살짝 닿을 듯 말 듯한 높이에서 빠르게 앞뒤로 움직여요. "W" 또는 "M" 자를 그리듯 손목만 써서 15~20초. 원을 그리며 젓는 것이 아니라, 직선 운동으로 공기를 넣는 것이 포인트예요.

5. 마무리
표면에 고운 거품이 생기면 속도를 줄이고 큰 기포를 정리해요. 차선을 중앙에서 들어올리면, 가운데에 작은 거품 봉우리가 남아요. 말차는 가라앉으면 맛이 변하니 바로 마시는 것이 좋아요.
코이차(濃茶) — 농도가 다른 또 하나의 말차
코이차는 우스차와 같은 말차를 사용하지만, 만드는 방법과 요구되는 품질이 달라요. 우스차가 한 잔의 음료라면, 코이차는 차 자체의 농축된 맛을 그대로 마시는 방식이에요.
말차 4g(차스쿠 3~4스쿱)에 물 30~40mL를 사용해요. 물 온도는 우스차와 같은 80°C가 적당해요. 물의 양이 적기 때문에 농도가 진해지고, 완성된 질감은 걸쭉하면서도 부드러워요.
차선을 빠르게 앞뒤로 젓는 우스차와 달리, 코이차는 'の'(일본어 히라가나, 동그란 곡선 모양) 자로 천천히 개어요. 거품을 내지 않는 것이 핵심이에요. 표면이 매끄러운 상태로 완성되어야 해요.
이 농도에서는 떫은맛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고품질 말차가 필요해요. 일반 가정용 말차보다 더 섬세하게 가공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어떤 말차가 적합한지 알고 싶다면 말차 등급 가이드를 참고해 보세요.
문제 해결
| 증상 | 원인 | 해결 |
|---|---|---|
| 거품이 안 생김 | 원을 그리며 저음 / 물이 너무 많음 | "W" 직선 운동으로 변경, 물 70mL 이하로 |
| 덩어리 | 체를 거르지 않음 / 물 붓고 오래 방치 | 반드시 체 거르기, 물 붓고 즉시 휘젓기 |
| 쓴맛 | 물 온도가 너무 높음 / 말차가 오래됨 | 80°C 이하로 낮추기, 개봉 후 한 달 내 사용 |
말차 보관법
개봉 전에는 냉동 보관 가능해요. 개봉 후에는 밀봉하여 냉장 보관하고, 꺼낼 때는 상온에 잠시 두어 결로를 방지해요. 빛, 열, 습기, 공기가 말차의 적이에요. 작은 틴을 사서 한 달 안에 다 마시는 것이 신선한 말차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에요.
저희 Far East Tea Company에서 수없이 말차를 만들면서 느낀 것은, 기억에 남는 한 잔이 꼭 격식 있는 자리에서 나오는 건 아니라는 것이에요. 물 온도가 맞고, 말차가 신선하고, 첫 모금이 편안한 잔. 그런 잔을 만들 수 있다면 다음 잔도 자연스럽게 이어져요. 말차가 찻잎에서 가루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면 말차 제조 공정을 읽어보세요. 어떤 말차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말차 등급 가이드를 참고하고, 말차 라떼로 활용하고 싶다면 말차 라떼 레시피도 확인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