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에서 피어오르는 달콤한 향. 입안에 퍼지는 쓴맛과 단맛, 그리고 약간의 산미. 단단하게 응축된 과일 같은 맛은 너무나 농밀해서, 몇 가지 과일이 동시에 떠올랐어요.
프루티한 커피를 부탁드린다고 했을 때, 카와노 씨가 내려준 대만산 커피 한 잔. 그 한 잔은 제가 알고 있던 '프루티'의 의미를 너무도 자연스럽게, 그러나 완전히 바꿔 놓았어요.
카와노 유마(川野優馬) 씨가 이끄는 LIGHT UP COFFEE. 도쿄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터이자 카페인 이곳은, 저희가 오래전부터 다녀온 곳이에요. 커피 자체가 이야기하고, 카운터 안의 사람들은 커피에 대해 생각하는 걸 멈출 수 없어 보이는 곳.
카와노 씨와 나눈 이야기는, 커피 한 알이 거치는 모든 것. 재배에서 가공으로, 가공에서 추출로. 원두 하나를 둘러싼 처음부터 끝까지였어요.
저는 늘 차와 가장 닮은 음료는 커피라고 생각해요. 맛의 비교가 아니라, 구조적인 유사함. 재배된 식물에서 출발하고, 가공을 거쳐야 비로소 마실 수 있게 되고, 품종과 산지와 가공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이 태어나요. 추출할 때도 온도와 도구에 따라 맛이 달라져서, 실제로 입에 닿기까지 수많은 변수가 겹쳐 있다는 점이 놀랍도록 비슷해요.
그 겹치는 부분과 갈라지는 부분에 대해, 카와노 씨와 이야기했어요. 전편에서는 재배부터 추출까지, 그리고 원두 선택에 대한 대화를 전해드려요.
재배에서 추출까지, LIGHT UP COFFEE가 생각하는 것

Q: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바로 여쭤볼게요. 얼마 전 저희 차를 드셔보셨을 텐데, 솔직한 감상이 궁금해요.
하나는, 소분 포장이 생각 이상으로 좋았어. 체험으로서. 나는 차를 몇 g 넣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니까, 뜯어서 바로 쓸 수 있는 게 정말 편했거든.
우려내는 방법도 카드에 레시피가 적혀 있어서 도움이 됐어. 차가 온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는 건 아는데, 이 찻잎에 뭐가 맞는지는 모르잖아. "이 특징을 살리려면 이렇게 우리세요"라고 써 있으니까. 물론 맛도 맛있었고. 진짜 맛있었어.
Q: 다행이에요. 카와노 씨한테 그렇게 들으니 정말 기뻐요. 저는 전에 LIGHT UP의 대만 커피를 마셨을 때, 커피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거든요. 저희가 카와노 씨의 차에 대한 이미지도 바꿀 수 있었을까요?
차마다 캐릭터가 다르다는 게 재미있었어. 100g 단위로 사면 매일 마셔도 다 마시는 데 시간이 걸리잖아. 그러면 차마다 맛이 어떻게 다른지 알 수가 없거든.
Q: 맞아요. 비교해봐야 비로소 차이를 알 수 있죠.
그렇지. 짧은 기간에 여러 종류를 마시니까, 이건 저것보다 상쾌하다든지, 밀키한 맛이 난다든지 하는 게 느껴지는 거야. 차의 폭을 알게 되고, 자기 취향의 방향이 보인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험이었어.
Q: 감사해요. 그때 뭘로 우렸어요?
프렌치프레스로 우렸지.
— 저희도 프렌치프레스로 차를 우려본 적은 없어요.
침지와 투과, 역산으로 고르는 추출법

Q: 차의 추출은 다관이 일반적인데, 사실 커피처럼 드립으로 우릴 수도 있어요. 프렌치프레스도 포함해서, 커피에는 추출 방법이나 도구가 정말 많잖아요. LIGHT UP은 어떤 추출 방법을 쓰고 있나요?
기본적으로 전부 드립.
Q: 이유가 있나요?
맛있으니까. 그게 전부야. 가장 맛있거든.
침지식에는 기술이 개입할 여지가 없어. 변수가 시간밖에 없으니까. 적절한 시간은 4분으로 정해져 있고, 누가 우리든 맛이 같아. 원두의 개성을 잘라내서 어떻게 해볼 여지가 들어가지 않는 거지.
근데 그게 장점이 되는 사람도 있어. 커피를 시작하고 싶은데 내리는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게 부담스럽다면, 프렌치프레스로 4분만 기다리면 돼. 확실히 맛있어. 자기 탓인지 의심 안 해도 돼.
— 저도 처음 차를 배울 때 그런 의문이 자주 있었어요. 이 차가 맛없는 게 혹시 내 탓은 아닐까 하는.
다들 거기서 막히거든. 내 우리는 법이 이상한 건가 싶지만, 의외로 원두가 자기 입맛에 안 맞아서 밋밋한 걸 수도 있어. 그걸 명확히 알 수 있는 게 프렌치프레스야.
Q: 그러면 LIGHT UP이 드립을 택한 건, "사람의 의지가 담긴 맛"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인 건가요?
이유가 두 가지 있어. 하나는 사람의 의지를 주입할 수 있다는 것.
커피숍은 레시피가 정해져 있는 곳이 많아. "몇 g에 물 몇 ml, 몇 분 안에 부어" 하고 레시피를 따르는 가게가 꽤 있거든. 근데 솔직히 그거 좀 재미없지 않아? 그러면 기계로 해도 되잖아.
커피를 우릴 때 가장 즐거운 순간은, 이 과일 느낌이 맛있다, 이 투명한 감각이 좋다, 하고 원두의 장점을 잡아내는 거야.
담그기만 하면 전부 나오지만, 드립이면 "이 부분을 더 끌어내고, 저 부분은 안 나오게 한다"는 게 가능해. 기술을 통해 네거티브가 줄고, 포지티브가 더 전해지는 거지. 사람의 손을 거쳐 원두의 특징을 더 다듬을 수 있다는 게, 드립의 좋은 점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우리 가게에서는 한 발 더 나가서, 어떤 포지티브를 부각시킬지도 각자가 결정해. 레시피를 일부러 정하지 않고, 단맛 쪽이든 상쾌한 쪽이든 그 사람이 의지를 갖고 전달하도록 하고 있어. 그 기술이 반영되기 쉽다는 게 첫 번째 이유.

— 그렇군요.
두 번째 이유는, "맛을 끝까지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드립이 더 유리하다는 거야.
침지식과 드립의 차이는, 항상 신선한 물이 투과되는지 여부. 추출 중에는 물의 여유 공간에 성분이 녹아 나가거든. 여유가 있을수록 새로운 성분이 더 나와. 담그기만 하면 이미 여러 성분이 녹아 있는 물에 또 녹이려 하는 셈이니까, 그만큼 맛이 덜 나오는 거지.
드립의 경우 농도 0의 신선한 물이 나와서, 거기에 성분이 계속 녹아 나가. 후반부의 물을 붓는 의미는 단맛을 끌어내는 데 있고, 그 단맛이 들어감으로써 여운이 길고 밸런스 좋은 한 잔이 되는 거야. 추출률을 컨트롤하기에는 드립이 더 적합해.
특히 라이트 로스트의 경우 끝까지 이끌어내는 게 필요한데, 프렌치프레스로도 가능하긴 하지만, 거기에 사람의 의지를 더하기 쉬운 게 드립이라고 생각해.
— 흥미로워요. 차의 추출은 기본적으로 다관의 침지식이니까, 드립이라는 개념이 정말 신선하게 느껴져요. 지금 말씀하신 두 가지 모두 더 깊이 파고 싶은데요…
잠깐, 세 가지였어.
— 말씀해 주세요.
세 번째는, 커피에는 다른 음료에 비해 유분이 많아서, 그 유분을 걸러내고 깔끔하게 만들고 싶다는 거야.
Q: 종이 필터가 유분을 흡수하기 때문인 거죠?
맞아. 우리는 금속 필터를 안 써. 드립의 장점이 바로 종이 필터를 쓸 수 있다는 거거든.
Q: 차에도 텍스처가 있어서, 유분 때문에 맛의 느낌이 달라져요. 약간의 점도가 있을 때 감칠맛이나 단맛을 더 잘 느끼거든요. 그런 여운 같은 부분을 줄이고 싶다는 건가요?
커피 품질을 평가할 때 가장 중요한 개념이 "클린 컵(clean cup)"이야. 투명감. 최고 점수를 받은 커피는 물과 같은 수준이어서, 불순한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커피는 깨끗해야 개성이 느껴져. 깨끗하지 않으면 차이를 알기 어렵거든. 그래서 투명하게 느껴진다는 건, 원두의 개성을 느끼기 위해 정말 중요한 조건인 거야.
프렌치프레스가 깨끗하지 않다는 건 아니야. 다만 종이로 걸렀을 때 한층 더 깨끗해진다는 거지. 그런 이유도 있어서 페이퍼 필터를 쓰고 있어.
—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들으면, LIGHT UP이 원두의 개성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가 선명하게 전해져요. 바리스타마다 다소 다른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밑바탕에 있는 전제는 같은 거죠. 그 원두가 가진 것을 최대한 표현한다는 것.
소재의 개성을 쫓다, LIGHT UP COFFEE의 원두 선택

Q: 카와노 씨의 원두 고르는 방법도 여쭤보고 싶어요. 저희도 말하자면 차의 셀렉트숍인데, 카와노 씨가 원두를 고를 때 어떤 기준으로 고르나요?
하나는 제철.
커피에도 신선도가 있어. 생두 상태에서 수확 후 1년이 기본이야. 빈티지라는 개념도 있을 수 있지만, 그건 우리의 맛 기준은 아니거든.
커피도 채소와 마찬가지로 농산물이니까, 수확한 해에 즐기고 끝내는 거야. 다음 해 것은 다음 해에 또 즐기고. 신선할 때 도착한 원두를 신선할 때 마셔버리자는 거지. 그 느낌이 맞다고 생각해.
두 번째는, 캐릭터가 겹치지 않게 하는 것.
이건 손님이 고르기 쉽게 하려고 하는 건데, 가게에 오신 손님한테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케냐 중에 뭘로 드릴까요?" 하면 대부분 "제일 맛있는 걸로 주세요"라고 하거든.
당연하지. 그걸 듣고 고를 수 있는 건 커피를 많이 마셔본 사람뿐이야.
— 맞아요. 골라달라고 하려면, 손님 쪽에 판단 기준이 필요한 거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그런 기준이 없는 사람도 차이를 알 수 있도록, 캐릭터가 비슷한 원두를 나란히 두지 않아. 확실하게 폭이 있어서, 이건 가장 상쾌하고 이건 가장 달고 이건 가장 프루티하다고 딱 말할 수 있을 만큼.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확실하게.
기치조지 매장에는 3종 비교 세트도 있어. LIGHT UP이 처음인 손님한테는 그걸 추천하거든. 거기서 취향에 맞는 커피를 발견하면, 다음에 왔을 때 드립으로 골라보세요 하고.
그렇게 비교해봐야 비로소, 커피가 이렇게까지 맛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되는 거야.
최근에는 카드에도 JUICY라든지 FLORAL이라든지, 맛을 쓰기 시작했어. 예전에는 생산자나 산지를 적었는데, 냉정하게 생각하면 손님 입장에서 이게 뭐지 싶잖아.

세 번째는 결국, 맛있느냐는 기준이야.
다만 맛있다는 감각은 주관적이어서, 누구에게나 맛있는 건 아니거든. 그래서 "LIGHT UP으로서 어떤 맛을 추구하는가"라는 콘셉트에 직결돼.
우리의 경우, 과일에 비유할 수 있는, 커피답지 않은 개성적인 플레이버를 가진 커피. 마셨을 때 기대감이 생기는 과일 풍미의 커피를 고르는 편이야.
Q: 저희도 차를 고를 때 무난한 맛보다, 어딘가 하나가 두드러지는 개성 있는 차를 고르는 편이에요. 프루티함 이야기가 나왔는데, 커피의 프루티함은 어디에서 오는 건가요?
품종과 발효야. 품종에 따라 애초에 어떤 화학 성분을 지니고 있는지가 결정되고, 발효할 때 어떤 미생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져.
최근에는 유산균을 넣어보기도 하고, 사이더에 쓰는 효모라든지, 샴페인에 쓰는 효모를 사용한 발효를 시도하고 있어. 그때는 사이더 효모가 좋았는데, 기본적으로는 토착 미생물에게 맡기는 게 자연스러운 것 같아.
— 얼마 전 발효에 관한 책을 읽었어요. 오구라 히라쿠 씨의 "발효문화인류학"이라는 책인데요.
아, 알아. 들어본 적 있어.
— 거기서 읽었는데, 미생물이 정말 토착적이더라고요. 나라마다, 농장마다, 작업장마다 서식하는 균이 다르고, 그에 따라 맛도 달라지고. 심지어 작업장을 청소하면 그것만으로도 균의 분포가 바뀌어서 맛이 변한다고 해요. 오래된 방식을 계속하는 데에 의미가 있다는 건, 향수가 아니라 생물학이었던 거죠. 그곳에서만 만들 수 있는 커피가, 발효라는 과정에 의해 실현되고 있다는 게 정말 흥미로워요. 산지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그 이야기를 넓히면, 에티오피아산이라든지 케냐산이라든지, 요즘은 산지에 관심 갖는 사람도 늘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로스팅으로 판단해. 라이트 로스트인지 다크 로스트인지로 맛을 떠올리는 거야.
근데 나는, 정말로 눈을 돌려야 할 곳은 농장이라고 생각해. 가장 근본이 되는 소재를 만드는 건 농장뿐이거든.
로스팅의 화학 반응으로 프루티한 향이 나온다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그건 이미 있는 1을 3이나 5로 만드는 거지. 0에서 1을 만드는 농장의 생산자가 가장 위대하다고 생각해.
— 재배, 가공, 로스팅, 추출. 수많은 과정 가운데, LIGHT UP이 빛을 비추는 곳은 농장이군요.
농장이지. 언제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