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차 한 잔을 앞에 놓고, 이게 일본산인지 중국산인지 구별할 수 있을까요? 색만 보면 비슷해 보이기도 해요. 하지만 찻잔을 코에 가까이 대는 순간, 차이는 꽤 분명하게 드러나죠. 일본 말차 특유의 해초 같은 감칠맛 향, 크리미한 질감, 선명한 녹색. 이것들은 원재료와 제조 공정에서 비롯되는 거예요.
저희 Far East Tea Company는 일본차를 직접 선별해 판매해요. 그래서 이 주제에 대해 중립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죠. 대신, 농장을 방문하고 양쪽 말차를 직접 시음하면서 알게 된 것들을 솔직하게 정리해 봤어요.
| 항목 | 일본 말차 | 중국 말차 |
|---|---|---|
| 원재료 | 텐차(碾茶) — 차광 재배 후 잎맥 제거 | 텐차 공정을 거치지 않은 찻잎 (차광 없음 또는 차광 기간이 짧음) |
| 차광 기간 | 20~28일 (선반 차광 방식) | 편차가 큼 (0~14일이 일반적) |
| 제분 방식 | 석구(맷돌) — 시간당 30~40g | 볼밀/제트밀 — 시간당 수 kg |
| 품종 표기 | 오쿠미도리, 사미도리 등 명시 | 표기가 적지만 점차 증가 중 |
| 색 | 선명한 초록 | 대체로 황록색 또는 탁한 녹색 |
| 적합한 용도 | 다도, 우스차, 프리미엄 음료 | 라떼, 베이킹, 스무디 |
말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것 — 텐차라는 원재료
말차의 품질은 갈기 전에 이미 결정돼요. 핵심은 '텐차(碾茶)'라는 원재료예요.

텐차는 수확 전 20~28일간 차광 재배를 한 찻잎을 증기로 찐 뒤, 비비지 않고 평평하게 건조시키고 잎맥과 줄기를 제거한 것. 햇빛을 차단하면 테아닌(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카테킨(떫은맛 성분)으로 변하는 게 억제돼요. 그 결과, 감칠맛이 강하고 떫은맛이 적은 부드러운 맛. 차광 기간이 길수록 이 차이는 더 분명해져요.
중국산 말차 중에는 이 텐차 공정을 거치지 않고 센차급 찻잎이나 차광 기간이 짧은 잎을 분쇄한 제품이 적지 않아요. 물론 중국에서도 후베이성 은시(恩施)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품질이 향상되고 있는 건 사실. 2025년 《Foods》 저널에 게재된 감각·대사체 연구에서는, 은시 샘플이 시즈오카 기준 샘플에 근접한 평가를 받은 사례도 있을 정도예요. 다만 원재료의 가공 공정 — 특히 차광 기간과 잎맥 제거 여부 — 이 맛의 깊이에 직접적인 차이를 만들어요.
텐차와 말차의 제조 공정이 더 궁금하다면 세레모니얼 그레이드 말차 가이드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어요.

좋은 말차를 고르는 4가지 포인트
산지가 어디든, 좋은 말차를 구별하는 기준은 네 가지로 압축할 수 있어요.
색
선명한 봄풀 같은 초록이 좋은 신호예요. 황록색이나 올리브색이라면 차광이 부족했거나 시간이 지난 말차일 가능성이 있죠. 엽록소 함량이 높을수록 녹색이 진해지는데, 이건 충분한 차광 재배의 결과이기도 해요.
향
개봉했을 때 해초 같은 감칠맛 향, 크림이나 풋콩을 연상시키는 향이 올라오면 신선한 말차. 건초나 곡물 냄새가 먼저 느껴진다면 산화가 진행된 거예요. 개봉 후 2~4주가 풍미의 최적 시기이니 빨리 마시는 게 좋아요.
거품
'차선(茶筅)'으로 저었을 때 곱고 촘촘한 거품이 오래 유지되는 건 좋은 말차라는 증거. 큰 기포가 금방 꺼진다면 분쇄가 거칠거나 오래된 말차일 수 있어요. 석구로 갈면 입자가 미세해져 물에 고르게 풀리고, 거품도 한결 섬세해지죠.
라벨
산지명(우지, 니시오, 가고시마 등), 품종명(오쿠미도리, 사미도리 등), 제분 방식(석구 여부)이 표기된 제품이 신뢰도가 높아요. "프리미엄"이나 "최고급" 같은 수식어만 있고 구체적 정보가 없다면 한 번 의심해 볼 필요가 있어요.

용도별 선택 가이드
모든 용도에 최고급 말차를 쓸 필요는 없어요. 어떻게 마시느냐에 따라 적합한 등급이 달라지죠.
| 용도 | 추천 말차 | 포인트 |
|---|---|---|
| 코이차(濃茶) — 진하게 개어 마시는 다도 | 일본산 단일 품종, 석구 제분 | 감칠맛과 단맛이 극대화되는 최고급 |
| 우스차(薄茶) — 거품 내어 마시는 일상 말차 | 일본산 추천, 좋은 중국산도 선택지 | 매일 마시기에 밸런스 좋은 맛 |
| 라떼 / 스무디 | 일본산 or 좋은 중국산 | 우유와 섞어도 맛이 묻히지 않을 진한 풍미 |
| 베이킹 / 디저트 | 중국산도 충분 | 열과 설탕에도 버틸 강한 맛. 코스트 효율도 좋음 |
말차를 직접 만들어보고 싶다면 말차 만드는 법 가이드를, 라떼로 즐기고 싶다면 말차 라떼 레시피를 참고해 보세요. 차선이나 다완 등 도구 선택이 궁금하다면 말차 도구 가이드에서 하나씩 짚어드리고 있어요.
한국에서 일본 말차를 즐기는 법
한국의 카페 문화에서 말차 라떼는 이미 익숙한 메뉴예요. 그런데 한 걸음 더 나아가 말차를 물에 풀어 그 자체로 마셔보면, 라떼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감칠맛과 여운을 발견하게 되죠.
도구도 거창할 필요가 없어요. 다완(찻사발) 하나, 차선(대나무 거품기) 하나면 충분해요. 80°C의 물 70ml에 말차 2g을 넣고 M자를 그리듯 저으면, 고운 거품이 올라오기 시작하죠. 그 거품 아래 감칠맛과 은은한 단맛이 숨어 있어요.
한국의 차 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보성이나 하동의 녹차를 일상에서 즐기는 분도 많아요. 일본 말차는 그 연장선에서 새로운 맛의 폭을 열어주는 존재. 같은 차나무, 다른 접근. 그 차이를 직접 맛보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몰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