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따뜻한 것을 조금 마시고 싶지만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깰 것 같아 망설여질 때가 있어요. 그럴 때 김과 함께 올라오는 호지차의 향에 마음이 놓이는 분도 많으실 거예요. 타기 직전처럼 달콤하고 구수한 볶은 향, 떫은맛이 다듬어진 부드러운 질감, 목에 오래 남지 않는 가벼움. 밤에 마시는 차에 기대하는 요소가 고르게 갖춰진 한 잔.
다만 향이 구수하다고 해서 카페인이 거의 없는 것은 아니에요. 여기서 신경 쓰이는 것이 바로 "카페인"(각성 효과가 있는 성분)이에요. 호지차는 분명 편하게 마시기 쉬운 차이지만, 우려내는 방법과 원료에 따라 양이 달라질 수 있어요. 막연한 이미지만으로 "밤에도 몇 잔이든 괜찮다"고 판단하기엔 아직 이른 셈.
저희도 밤에 호지차를 고를 때가 있어요. 다만 중요한 것은 '저카페인'이라는 말만으로 판단하지 않는 일이에요. 수치를 보면 안심하기 쉽고, 원료를 보면 또 인상이 달라지거든요. 볶음 방식도 영향을 줘요. 이 세 가지를 함께 보는 편이 좋은 이유가 바로 여기 있어요. 호지차 카페인의 실제 수치부터, 원료·볶음·우림 방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리고 저녁에 더 편하게 즐기기 위한 실용적 팁까지 아래에서 함께 살펴볼게요.
호지차의 카페인 양
문부과학성 일본 식품표준성분표를 바탕으로 한 공공 자료에 따르면, 호지차의 "침출액"(찻잎을 뜨거운 물로 우려 실제로 마시는 상태의 액체) 100mL당 카페인은 약 20mg이에요. 150mL 찻잔 한 잔이면 대략 30mg 안팎이에요. 0mg은 아니지만, 커피만큼 높은 편으로 보기는 어려워요.
다만 이 20mg도 일정한 조건에서 추출했을 때의 기준치에 가까워요. 후생노동성 Q&A에서는 호지차를 찻잎 15g, 90℃ 물 650mL로 30초 추출한 조건을 기준으로 제시하는데요. 집에서 마실 때는 찻잎을 넉넉히 쓰거나, 끓는 물에 오래 두거나, 두 번째 우림까지 진하게 내는 식으로 양이 달라질 수 있어요. 반대로 연하게 우리면 체감상 훨씬 순하게 느껴져요.
즉, 호지차의 카페인 양은 적은 편이지만 언제나 같지는 않아요. 찻잎 양, 수온, 시간. 이 세 가지에 따라 같은 찻잎이어도 카페인이 우러나는 정도는 달라져요.
두 번째·세 번째 우림에서는 카페인이 얼마나 줄어들까
같은 찻잎을 여러 번 우릴 때 카페인의 변화를 알아두면 저녁 시간 활용 폭이 넓어져요. 일반적으로 카페인의 절반 이상은 첫 번째 우림에서 추출되고, 두 번째 우림부터는 그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향이 있어요. 세 번째가 되면 찻잎에 남은 카페인은 이미 소량이라, 저녁 늦게 마신다면 두 번째나 세 번째 우림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예요. 물론 우림 횟수가 늘어날수록 구수한 향의 농도도 연해지는 편이라, 향을 즐기고 싶다면 첫 번째 우림을 조금 연하게 내는 방식이 균형 잡기에 더 좋아요.
볶음 온도에 따라 향과 성분이 달라지는 이유
호지차의 볶음 온도는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80~250℃ 범위에서 진행돼요. 온도가 높을수록 "파이라진"(구수하고 달콤한 볶은 향의 주성분)이 많이 생성되어 향이 진해지고, 동시에 카테킨류(쓴맛 성분)가 일부 분해되면서 떫은맛이 줄어들어요. 이것이 호지차가 센차보다 부드럽고 자극이 적게 느껴지는 주된 이유예요. 한편 카페인은 승화 온도가 약 178℃이기 때문에, 고온에서 볶는 과정에서 일부가 기체 상태로 빠져나갈 수 있어요. 다만 공공 비교치를 보면 호지차와 센차의 침출액 카페인이 모두 20mg/100mL로 거의 같아, 볶음 온도만으로 카페인이 크게 낮아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다른 차, 커피와의 비교
다른 음료와 나란히 놓으면 특징이 한층 명확해져요. 아래 표는 문부과학성 성분표를 바탕으로 한 기준치예요. 음료마다 한 잔의 양이 다르기 때문에 100mL당과 한 잔당 양쪽을 함께 담았어요.
| 음료 | 100mL당 | 한 잔 기준량 | 한 잔당 |
|---|---|---|---|
| 교쿠로 | 160mg | 60mL | 96mg |
| 말차(연한 말차 기준) | — | 2g / 70mL | 64mg |
| 커피 | 60mg | 150mL | 90mg |
| 홍차 | 30mg | 150mL | 45mg |
| 센차 | 20mg | 150mL | 30mg |
| 호지차 | 20mg | 150mL | 30mg |
| 현미차 | 10mg | 150mL | 15mg |
| 보리차 | 0mg | 200mL | 0mg |
교쿠로는 100mL당 160mg으로 유난히 높지만, 작은 잔에 60mL 정도를 따르는 방식이 일반적이라 한 잔으로 따지면 96mg인 셈. 말차는 분말째 마시기 때문에 2g이 그대로 체내로 들어와요. 커피는 150mL 한 잔에 약 90mg, 홍차는 45mg, 현미차는 15mg, 보리차는 0mg이에요. 이렇게 보면 호지차 20mg(한 잔 30mg)은 중간보다 약간 낮은 위치거든요. 한국에서는 "보리차 카페인"을 떠올리며 호지차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보리차는 볶은 보리를 우린 음료라 카페인이 없고, 호지차는 녹차를 볶아 만든 차라 성격이 달라요.
다만 여기에는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어요. 호지차는 100mL당 20mg인데, 사실 센차도 마찬가지로 20mg이에요. 수치만 보면 호지차와 센차는 거의 나란해요. 그런데도 호지차만 "저카페인"으로 불리기 쉬운 이유는 볶았다는 이미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쓰이는 찻잎의 성질에도 있어요.
하루 중 언제 마시느냐도 중요해요
카페인의 반감기(체내에서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간)는 성인 기준으로 약 5~7시간이에요. 오후 3시에 커피(90mg)를 마셨다면, 자정에도 여전히 약 45mg이 혈중에 남아 있는 계산이 돼요. 호지차의 경우 한 잔 30mg이라면 오후 3시에 마셔도 자정에는 약 15mg이 남는 정도예요. 수치상으로는 큰 양이 아니지만, 카페인 감수성이 높은 분이라면 이 차이가 수면 질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요. "호지차이니까 늦게 마셔도 괜찮다"고 단정하기보다 자신의 체감을 기준으로 마시는 시간대를 조절하는 편이 실용적이에요.
혼합 음료와 카페인 누적 계산
호지차를 단독으로 마실 때는 30mg이지만, 하루 중 여러 음료를 함께 마시는 경우 누적량이 생각보다 많아질 수 있어요. 아침에 커피 1잔(90mg), 점심에 녹차 1잔(30mg), 오후에 홍차 1잔(45mg)을 마셨다면 이미 165mg이에요. 여기에 저녁 호지차 2잔(60mg)을 더하면 225mg이 돼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성인의 하루 카페인 권고 섭취량을 400mg 이하로 제시하고 있어, 이 예시라면 문제없는 수준이에요. 하지만 임신부의 경우 EFSA 기준 200mg이기 때문에, 호지차라도 무심코 여러 잔 마시면 기준에 근접할 수 있어요. 개별 음료의 카페인 양보다 하루 전체 섭취량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예요.
왜 호지차는 "카페인이 적다"고 알려져 있을까
카페인의 작용 자체는 이 성분 글에서도 다뤘지만, 호지차는 단순히 "볶았기 때문에 적다"라고 정리하기 어려운 차예요. 원료와 제다 방식의 폭이 넓기 때문이에요. 호지차 종류의 차이를 보면 왜 이런 인상이 생기는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볶는 과정에서 일부가 줄어드는 이유
호지차는 200℃가 넘는 온도에서 볶는 경우가 있어, "승화"(고체가 액체를 거치지 않고 기체가 되는 현상)에 의해 카페인이 일부 빠져나갈 수 있다고 여겨지는데요. 다만 이 점을 지나치게 크게 보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어요. 실제 공공 비교치에서는 호지차와 센차의 침출액이 모두 20mg/100mL. 볶는 과정만으로 크게 낮아진다고 보기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볶음 과정에서 카페인이 일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가장 큰 변화는 향과 쓴맛이에요. 카테킨류가 열에 의해 분해되면서 녹차 특유의 떫은맛이 완화되고, 대신 파이라진 계열의 구수하고 달콤한 볶은 향이 생성돼요. 이 변화가 호지차를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친근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예요. 향긋하고 부드러운 인상이 카페인이 없다는 인상을 주기 쉽지만, 실제로는 카페인의 양 자체보다 쓴맛의 변화가 더 큰 역할을 하는 셈이에요.
원료가 더 성숙한 잎인 경우도
호지차에는 "두 번째·세 번째 수확차"(첫 수확 이후에 따는, 더 성숙한 잎)가 쓰이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새싹은 벌레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카페인을 많이 지니는 반면, 크게 자란 잎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에요. 즉, 호지차가 저카페인으로 느껴지는 데에는 볶는 과정 자체보다 원료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해요.
일본에서 호지차는 주로 센차 제다 과정에서 나오는 크고 두꺼운 잎이나 하급품을 원료로 쓰는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잎들은 초봄의 부드러운 새순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낮은 경우가 많고, 가격 면에서도 접근하기 쉬운 편이에요. 그래서 호지차는 일본에서 평소에 부담 없이 마시는 차로 널리 자리 잡았어요. 다만 일부 고급 호지차는 상위 등급의 잎을 원료로 쓰기 때문에, 등급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저카페인인 것은 아니에요. 구매 시에는 원료 표시를 확인하거나 제조사에 문의하는 것이 도움이 돼요.
줄기나 큰 잎이 섞이는 경우도
또한 "줄기차"(카리가네처럼 줄기 비중이 높은 차)를 볶은 타입은 잎 중심의 제품보다 카페인이 더 낮게 우러나는 경향이 있어요. 향은 한층 가볍고, 단맛이 나오기 쉬운 것도 특징. 같은 호지차라도 좋은 잎을 쓴 타입과 줄기 호지차는 인상이 꽤 달라지기도 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줄기 호지차(쿠키차라고도 불려요)는 찻잎을 딸 때 함께 채취된 줄기와 자루 부분을 주원료로 써요. 잎보다 줄기 쪽에는 카페인이 적게 분포되어 있고, 당류와 아미노산이 상대적으로 풍부해서 단맛과 부드러운 질감이 나오기 쉬워요. 반면 상위 등급의 잎만 골라 볶는 타입은 카페인이 조금 더 높은 편이에요. 제품 포장에 '줄기 호지차' 또는 '카리가네 호지차'라고 표시된 것을 찾으면, 잎 중심 제품과 비교해 저녁 시간에 더 가볍게 즐길 수 있어요.
결국 "호지차는 카페인이 적다"는 말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빠진 표현에 가까워요. 호지차라는 이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어떤 잎을 어떻게 볶았는지까지 봐야 비로소 판단할 수 있어요.
카페인이 신경 쓰인다면
밤에 마실 생각이라면 숫자뿐 아니라 마시는 방식도 함께 정리해 두면 한결 안심돼요. 카페인 외의 장점도 함께 보고 싶다면 호지차의 건강상 특징을 다룬 글도 참고해 보세요.
- 카페인을 최대한 줄이고 싶다면 콜드브루가 잘 맞아요. 낮은 온도에서는 카페인 추출이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같은 찻잎이라도 한층 잔잔한 한 잔이 되기 마련이거든요. 만드는 법은 콜드브루 차 우리기를 참고해 보세요.
- 원료 표시에서 줄기 호지차나 카리가네 호지차처럼 줄기 비중이 높은 제품을 고르면, 잎 중심의 호지차보다 가볍게 느껴질 수 있어요. 밤용으로 늘 두고 마실 차를 찾는다면 이 기준은 꽤 실용적이에요.
- 잠들기 전에 마신다면 바로 직전보다 2~3시간 전까지가 무난해요. 양이 적더라도 '따뜻한 음료니까 괜찮겠지' 하고 여러 잔 이어 마시면 총량은 늘어나요. 의외로 놓치기 쉬운 부분이에요.
- 저녁 늦게 마실 때는 수온을 낮추고, 묽게 우리는 방법도 있어요. 호지차는 원래 80~90℃의 뜨거운 물로 우리는 경우가 많지만, 70℃ 정도의 물로 짧게 우리면 카페인 추출량을 한층 낮출 수 있어요. 향의 인상은 조금 달라지지만, 입 안에 남는 부드러운 달콤함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취침 전 루틴으로 호지차를 즐기는 분이라면, 수온 조절을 한 번 시도해 보세요.
-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이라면 호지차뿐 아니라 커피, 홍차, 초콜릿 등을 포함한 총량으로 보는 편이 좋아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임신 중 카페인 섭취를 하루 300mg 미만으로 제한할 것을 권장하고,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하루 200mg을 기준으로 제시해요. 예를 들어 커피 1잔(150mL)으로 약 90mg, 홍차 1잔(150mL)으로 약 45mg, 다크 초콜릿 1조각(10g)으로 약 16mg을 섭취한다면, 이것만으로 이미 하루 151mg에 달해요. 여기에 호지차를 1잔(30mg) 더하면 181mg이 돼요. "호지차는 카페인이 적으니 괜찮다"고 생각하고 여러 잔 마시다 보면 생각보다 쉽게 기준을 넘을 수 있어요. 음료 하나하나의 카페인 양을 누적으로 파악하는 습관이 도움이 돼요. 몸 상태와 담당 의사의 안내를 반드시 우선해 주세요.
카페인에 대한 개인 감수성의 차이
같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해도 반응은 사람마다 달라요. 카페인은 간에서 CYP1A2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이 효소의 활성은 유전적 요인에 따라 사람마다 크게 다를 수 있어요. 이른바 '빠른 대사형'인 경우 카페인을 빨리 분해하기 때문에 늦은 밤에 커피를 마셔도 쉽게 잠드는 편이에요. 반면 '느린 대사형'인 경우는 카페인이 체내에 오래 머물러 소량이어도 수면에 영향을 받기 쉬워요.
실용적인 기준으로는 '오후 3시 이후 카페인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면 잠드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느끼는 분이라면, 느린 대사형일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 분에게는 호지차 30mg도 저녁 늦게는 조심하는 편이 좋아요. 반대로 저녁에 센차를 마셔도 별 문제 없이 잠든다면, 호지차는 훨씬 여유롭게 즐길 수 있을 거예요. 카페인 양의 수치만이 아니라 자신의 체감을 함께 참고하면 더 나은 판단을 내릴 수 있어요.
저희가 FETC에서 호지차를 볼 때, 카페인이 적다는 점은 분명 하나의 매력이에요. 하지만 그 점만을 가치의 중심에 두지는 않아요. 향이 올라오는 방식, 쓴맛이 한결 누그러진 느낌, 김 너머에서 마음이 조금 풀리는 감각. 숫자만으로는 다 담기지 않는 장점이라고 할까요.
호지차는 완전한 무카페인 차는 아니에요. 그래도 원료와 우리기 방식을 고르면 밤 시간에 훨씬 잘 어울리는 차가 될 수 있어요. 줄기 호지차를 선택하거나, 수온을 낮추거나, 두 번째 우림을 활용하는 것. 이 작은 습관들이 쌓이면 카페인 걱정 없이 호지차를 즐기는 시간이 더 넓어져요. 하루가 끝날 무렵, 호지차 향에 기대 잠시 힘이 빠지는 순간. 저희에게 그 느긋한 시간은 호지차의 가치 중 하나.
저희 FETC에서는 호지차를 선택할 때 카페인 수치 외에도 원료의 등급, 볶음 방식, 산지를 살펴봐요. 줄기 호지차와 잎 호지차의 차이, 고온 볶음과 저온 볶음의 향 차이. 이런 세부 사항에서 차 한 잔의 인상이 크게 달라지거든요. "호지차"라는 이름 하나로 뭉뚱그리기보다 좋아하는 타입을 찾아가는 과정이 일본차의 재미이기도 해요.
우유를 더한 호지차 라테 만드는 법은 이 글을 참고해 주세요. 우유를 섞으면 맛은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보다 더 부드럽게 느껴져요.
참고 문헌
- 문부과학성 '일본 식품표준성분표(8정)' 호지차 침출액
- 후생노동성 '식품에 포함된 카페인의 과잉 섭취에 관한 Q&A'
- 식품안전위원회 '팩트시트: 식품 중 카페인'
- 식품의약품안전처 '카페인 바로 알기'
- 한국식품연구원(KFRI) '차류의 카페인 및 폴리페놀 함량 비교 연구'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의학적 조언이 아니에요. 건강에 관한 우려가 있다면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