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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코야키(萬古焼)'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분은 많지 않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차를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알아두셨으면 하는 도자기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반코야키입니다.

반코야키란?

반코야키는 미에현 욧카이치시와 고모노정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도자기로, 일본의 전통적 공예품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마 수는 100곳이 넘으며, 욧카이치시를 대표하는 지역 산업이기도 합니다.

반코야키라는 이름은, 에도 시대에 도예를 취미로 즐기던 한 상인이 자신이 만든 도예품이 오래도록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고불역(萬古不易)'이라고 새긴 인장을 찍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특징

반코야키를 대표하는 것은 뚝배기와 급수입니다.

반코야키의 뚝배기

생산량은 일본 국내의 80~90%를 차지해, 일본산 뚝배기의 대부분이 반코야키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반코야키는 내열성이 매우 뛰어나 직화, 가스레인지, 숯불 등에도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코야키의 원료가 되는 점토에는 내열성이 높은 리튬 광석이 40~50%나 포함되어 있어, 그 영향으로 직화는 물론 빈 상태로 가열해도 견디는 뚝배기가 완성됩니다.

최근에는 IH에 대응하는 뚝배기나 모로코 전통 요리를 만드는 타진 냄비처럼,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신제품 개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반코야키 하면 급수

반코야키는 뚝배기 못지않게 급수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반코야키를 상징하는 것은 자니(紫泥) 급수지만, 최근에는 캐릭터 무늬가 들어간 급수나 우린 찻잎을 버리기 쉬운 편리한 급수도 있어 폭넓은 층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반코야키 급수는 철분을 많이 함유한 붉은 점토로 만들어지며, 그 철분이 차의 쓴맛 성분인 탄닌과 반응해 쓴맛을 적당히 덜어내고 한층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또한 반코야키 급수에는 유약을 바르지 않습니다.

유약을 바르지 않으면 표면에 작은 구멍이 생기는데, 이 구멍이 차의 여분의 불순물을 흡착해 잡미 없는 깔끔한 차를 우릴 수 있게 도와줍니다.

맛뿐 아니라, 오래 쓸수록 손에 닿는 감촉과 색감이 조금씩 변해 더 깊은 표정을 지닌 작품으로 자라갑니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차를 즐기는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반코야키의 역사

반코야키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반코야키 급수가 태어난 에도 시대

반코야키는 구와나의 거상이자 다도에 정통한 다인이었던 누나미 로잔(沼波弄山)이 취미로 만들던 도자기에 '만고불역(萬古不易)'이라고 새긴 인장을 찍은 데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로잔은 이국적인 분위기의 참신한 문양과 형태를 담은 작품을 잘 만들었고, 그의 작품은 당시 쇄국하에 있던 일본의 지식인과 쇼군 가문 같은 상류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로잔이 세상을 떠난 뒤 일본의 차 문화는 말차에서 센차 중심으로 흐름이 바뀝니다.

로잔의 후계자가 센차에 필요한 급수를 누구보다 먼저 연구하고 고안하면서, 반코야키 급수는 일본 안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게 됩니다.

반자기의 개발로 크게 성장한 메이지 시대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자 국내외 여러 박람회에서 많은 상을 받으며, 그 지위를 확고히 다졌습니다.

이 무렵 반자기라는, 자기토(돌)와 도기용 흙(土)을 함께 섞은 재료로 만드는 도자기 개발에도 성공합니다.

이를 계기로 반코야키 식기의 생산은 비약적으로 늘어납니다.

뚝배기가 일본 1위가 된 쇼와부터 현재까지

쇼와 후기에는 내열성을 더 높이는 기법이 생겨나면서 뚝배기 생산량이 일본 1위가 되었습니다.

그 뒤로도 생산량은 꾸준히 늘어 지금은 일본산 뚝배기의 대부분이 반코야키입니다.

또 급수 역시 '반코야키라면 반코 급수'라고 할 만큼 널리 알려져, 두 분야 모두 애용하는 이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