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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양한 다기가 만들어져 왔고, 그 소재 또한 무척 폭넓습니다.

여러 소재 가운데서도 가장 널리 쓰이는 '도기'는 소박하면서도 깊은 매력을 지닌 다기 소재입니다.

도기란?

도기는 오랜 다기 역사 속에서도 특히 많은 명품을 남긴 소재입니다.

점토를 원료로 하며, 이른바 '흙으로 만든 기물'이라 불리는 소박하면서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지는 도자기입니다.

자기보다 낮은 900도~1200도에서 구워 내기 때문에, 고온에서 단단히 소성하는 자기보다 깨지기 쉬워 이를 보완하려고 대체로 두껍게 만듭니다.

두께가 있어 열전도율이 낮고, 우린 차가 쉽게 식지 않을 뿐 아니라 찻사발을 들었을 때 뜨거움이 덜 전해져 찻사발에 잘 어울리는 소재입니다.

또한 흡수성이 있어 색이나 얼룩이 배기 쉽고, 다른 다기보다 손질에 조금 더 신경이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사용할수록 색감이 서서히 달라지는 모습에서 멋을 느껴 오래 아끼는 차인이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일본의 도기

일본의 대표적인 도기를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마시코야키

마시코야키는 도치기현 마시코마치에서 만들어지는 도기로, 일본의 전통적 공예품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1966년부터 열려 온 마시코 도기시에는 해마다 약 60만 명이 찾을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마시코야키에 쓰이는 점토는 섬세한 세공보다는 어느 정도 두께가 필요한 편이라, 통통하고 사랑스러운 실루엣이 특징입니다. 또 모래 성분이 많아 눈으로 볼 때도 손으로 만질 때도 소박한 질감이 느껴집니다.

마시코야키는 에도 시대에 탄생한 뒤 여러 차례 존속의 위기를 겪었지만, 다이쇼 시대의 민예운동을 계기로 일본을 대표하는 도기로 자리 잡았습니다. 지금은 250곳에 이르는 가마가 있고, 많은 작가가 저마다의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하기야키

하기야키는 야마구치현 하기시를 중심으로 생산되는 도기입니다.

다도용 기물로 발전해 온 하기야키는 예로부터 '첫째는 라쿠, 둘째는 하기, 셋째는 가라쓰'라고 일컬어졌습니다. 이는 차인들이 선호하는 찻사발의 순위, 혹은 평가를 나타내는 말로, 하기야키가 오래전부터 높이 평가받아 왔음을 보여줍니다.

재료 본연의 표정을 살린 소박한 작품이 많고, 채색이나 장식은 거의 더하지 않습니다.

하기야키는 사용하는 점토와 제작 공정의 영향으로 표면에 '관입(貫入)'이라 불리는 아주 미세한 균열이 무수히 생기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래 사용할수록 차 성분 등이 이 관입에 조금씩 스며들어 다기의 색과 분위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변화를 차인들은 '차나레' 또는 '하기의 일곱 번 변신'이라 부르며, 쓰는 사람에 따라 표정이 달라지는 찻사발로 아껴 왔습니다.

또한 하기야키 산지에는 100곳이 넘는 가마가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로 작가 활동을 이어 가고 있어 한 점짜리 작품이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세토야키

세토야키는 아이치현 세토시에서 만들어지는 도기로, 도기뿐 아니라 자기도 함께 생산됩니다.

일본에서는 도자기 전반을 가리켜 '세토모노'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 말이 바로 세토야키에서 왔습니다. 그만큼 세토야키는 일본 도예계에 큰 영향을 남긴 산지입니다.

세토야키는 '일본 3대 도기'이자 '일본 육고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유서 깊은 산지이며, 특히 다기에서는 많은 명품을 낳아 왔습니다.

또 세토는 양질의 점토와 도석 등 도자기 원료가 풍부해, 그 재료의 폭넓음을 살린 다양한 작품이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